캔다 뉴스레터 12호
2023-06-17
이번 뉴스레터는 저평가된 중고차를 찾는 법과, 포니 쿠페 복원 및 후속모델 양산계획에 대해 알려드립니다.

저평가된 중고차들을 찾아내는 법
중고차를 사는데에 정해진 정답은 없습니다.
보통은 주어진 돈으로 시장에서 소위 ‘무난하다’평가되는 차들을 사는 경우도 있고, 잔고장이 없는, 유지비가 안 드는 차량들을 사는 경우도 있으며, 주어진 금액 내에서 가장 개성이 있는 차량들을 고를 때도 있습니다. 이러한 평가가 시장가치를 결정합니다.
보통 EU와 같이 같은 환경 규제를 적용받고, 차들이 나라를 넘나드는 특수한 시장을 제외하고는 각 나라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중고 차량의 시장가치에 반영되어 있습니다. 보통 큰 시장일수록 차량 구분 없이 부품 공급망 등이 잘 되어있어 차량 가치의 산정에 빈틈이 적은 편입니다.

우리 나라의 중고차 시장은 2021년기준 연평균 약 30조원 규모이며 차연간 약 300만대가 거래됩니다. 이에 반해 세계 최대의 중고차 시장은 2021년기준 약 4300만대가 거래된 미국이며, 약 1800만대가 거래된 중국이 이를 따릅니다. 뒤를 이어 독일이 약 700만대, 일본이 약 670만대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중고차 시장에, 세계 시장에서 평가를 아주 좋게 받아 비싸게 거래되는 중고차가 저평가받아 싸게 거래되고 있지는 않을까요?
오늘은 조금은 색다른 중고차 가치 평가법을 공유해보겠습니다.
물론 제가 제시하는 방법이 정답은 아니나 제가 개인적으로 지난 10년간 이용한 결과, 비용을 거의 안들이고 차량을 운용하는데 일조한 방법이니 재미있게 보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무엇이 감가상각을 만드는가?
우리나라는 세계 3위를 달리는 자동차 제조사가 있는 국가입니다. 해당 회사의 부품 공급 체계는 효율적이며, 서비스망은 촘촘하여 유지보수가 용이합니다. 특히나 부피가 크고 무게가 무거운 외장 부품들이 자국에서 생산되고 있다는 점은 자동차 운용에 있어서 크나큰 장점입니다.

이 장점은 시장 가치에서 평가를 받습니다.
예시를 하나 들자면, 동일하게 2020년에 출고된되어 30000키로가량을 주행한 동급 차량들 중
- 그랜저 하이브리드 익스클루시브 (스마트센스+HUD+플래티넘)는
출고가 4340만원, 현재 중고차 시세 3700만원이고,
- 토요타 아발론 하이브리드 (단일트림)은
출고가 4660만원, 현재 중고차 시세 3400만원 입니다.
잔존율로 따지면 그랜저는 85%, 토요타 아발론은 73%로, 거의 두배나 차이가 납니다.
이는 그랜저가 신차였을 때보다 중고차로서 시장가치가 더 크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출력은 아발론이 5%정도 우세하고, 브레이크 성능도 1%내외로 근사치이며, 연비도 거의 동일합니다. 아발론은 주행성 및 주행질감이 우세한 편이고 그랜저는 각종 편의장비가 우세하다는 평입니다.
만약 이렇게 품질이 비슷한 두 차량들이라면 감가율이 극명하게 차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소비자의 운용유지에 대한 부담이 단연 첫 번째 이유일 것입니다.
아발론은 보험료가 연간 약 50%정도 더 비쌉니다. 이는 사고수리시 수입차 외장부품의 수급과 단가에 따른 것으로, 일반적인 경우 40대 남성 소비자 (운전경력 10년내외) 기준 약 연간 20~30만원의 유지비 차이가 발생합니다. 세금도 아발론이 배기량이 약간 높아 2만원가량 차이가 납니다.
그러면 연간 27만원정도의 유지비 차이가 이 감가상각의 변화를 만들까요? 정답은 ‘아니다’입니다. 차량이 운용된 3년여의 시간동안 아발론은 연평균 200만원이 더 감가되었습니다. 단순히 27만원가량이 더 든다고 가치가 하락했다기엔 설명이 잘 안 되는 금액이지요.
그러면 유지비에서 남은 것은 단 하나, 만약 옵션과 주행질감에 대한 시장가치가 비슷하다면, 토요타 아발론이 잔고장에 따른 수리비용이 높아 감가상각이 높다는 것으로 귀결된다는 것입니다. 또한 수리에 따른 불확실성 및 불편에 대한 비용이 응당 감가상각에 녹아있을 것입니다.
이런 현상이 더욱 편차가 컸던 10년 전 저의 가설은:
‘만약 잔고장에 따른 수리비용보다 불확실성과 불편에 대한 비용이 많이 녹아있는 차라면, 이는 필시 시장에서 저평가된 차일 것이다’ 라는 것입니다.
최적화된 소비를 하는 사람으로서 불확실성과 불편에 대한 비용은 지식으로 충분히 줄여나갈 수 있으리라 판단했으니까요.

큰 시장의 지표와, 최적 수리 단가를 활용하여 이를 분석해보겠습니다.
감가상각에는 불확실성과 불편에 대한 비용이 녹아있다
우선 앞서 언급한 그랜저와 아발론의 사례를 보아 잔고장율에 대한 부분부터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과연 토요타 아발론이 잔고장이 많이나고, 수리할 시 비용이 많이 드는 차일까요?
첫째, 가장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하이브리드 배터리부터 보겠습니다. 현대와 토요타 모두 10년/20만키로를 보증기간으로 두고 있습니다. 즉, 평균 5년가량을 운용하는 국내 소비자 기준 (2020년식을 5년 운용해도 차령 8년 시점에 기변) 운용기간 내 하이브리드 배터리 때문에 비용이 들어갈 일은 없습니다. 나머지 하이브리드 모터와 제어 모듈은 현대가 각각 10년/20만키로, 토요타가 7년/12만키로(모터는 5년/8만km)입니다. 현대가 근소하게 우세하나 토요타 역시 운용기간의 대부분은 보증이 되어 비용이 들어갈 일이 전혀 없습니다.
이 하이브리드 모듈을 제외하면 두 차량 모두 일반보증과 파워트레인 보증이 끝났으니 엔진과 구동계, 그리고 전장 부품에서 나오는 신뢰성과 예상 수리비를 위주로 보겠습니다.
토요타와 현대차가 모두 팔리는 미국 시장의 소비자 리포트(출처:consumerreports.org) 에 따르면 토요타는 100점 만점에 72점, 현대차는 100점 만점에 46점으로 측정됩니다. 즉 토요타가 약 50%정도 신뢰성이 앞선다는 분석입니다.
부품 단가는 어떨까요?

가장 대표적인 쇽업쇼바를 비교해보겠습니다. 그랜저가 순정품 64000원, 대품 47000원 가량이고, 토요타 아발론이 순정품 6만원, 대품 3만원 가량 (미국 배송비 약 20000원)입니다.

점화 코일과 산소센서를 비교해봐도 부품 단가가 그렇게 차이나지 않습니다. 대품 기준 10000원~20000원정도의 차이인지라 토요타의 앞선 내구성을 고려했을 때 차량을 운용하는 입장에서 그리 치명적이지 않다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적어도 해당 아발론 차량에 대해선 유지비 자체에 대한 비용 차이보다 두려움과 불확실성에 대한 비용이 크다 판단해보았습니다.
여기서 앞서 세운 가설을 세분화해보자면
- 우리나라에서는 차종을 불문하고 수입 차량 유지비 ‘불확실성’과 '불안감'에 대한 비용이 반영되어 있으며, 이 두 가지는 차에 대한 지식의 부족으로 상쇄가 가능하다
- 생각보다 수입 차량 유지비는 국산 차량 유지비와 차이가 거의 없다
이 가설을 바탕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자면
- 국내 중고차 시장은 감가상각이 왜곡되어 보다 효율적인 해외시장의 지표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그러면 국내에서 팔리는 차들이 대부분 비슷하게 팔리는 효율적이고 규모가 큰 해외 시장은 어디일까요? 바로 미국입니다.
미국은 가솔린 차량 규제가 국내와 동일하여 국내에 들어오는 수입 차량들은 디젤 차량을 제외 대부분 미국의 규격을 따릅니다. 한마디로 국내에 팔리는 차량들은 거의 모두 미국에 팔립니다.
그러면 부품 공급망이 효율적이고, ‘외제차’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적은 미국의 중고차 가치를 참고하여 구매 결정을 하면 어떨까요?
즉, 한 차량이 한국에서 1000만원, 미국에서 12000불에 팔리고, 다른 차량이 한국에서 2000만원, 미국에서 15000불에 팔리면 전자가 더 가성비가 있는 차량이 아닐까요?
다음 시간에는 한국과 미국시장의 비교를 통한 ‘가성비 있는 차량’들을 찾아내보도록 하겠습니다.
포니 쿠페의 복원과 양산 향방

최근에 현대가 1974 포니 쿠페의 디자인 복원을 완성한 후 이를 재해석한 N 비전 74 콘셉트 카를 선보였습니다.
포니 쿠페는?
포니는 현대 자동차의 1975년에 출시된 국내 최초의 독자생산 모델입니다. 이 모델은 1990년까지 포니 2, 왜건, 픽업 트럭 등의 버전이 출시되었고, 그 이후 단종되었습니다. 포니는 해외로 수출되기도 했으며, 현재도 해외에서는 일부 사용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가끔씩 관리 상태가 좋은 차량들이 중고차 거래소에서 판매되곤 합니다.
그 중에서도 쿠페 버전인 '포니 쿠페'는 1974년 토리노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되었으며, 이는 포니의 출시보다 1년 앞서는 일이었습니다.
포니 쿠페는 이탈디자인의 창업자인 조르제토 주지아로가 디자인하였으며, 해외 수출을 목표로 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국제 경제의 악화와 다른 악재들로 인해 결국 출시되지 못했습니다. 디자인은 들로리안과 매우 유사했는데, 이는 두 차량을 같은 디자이너가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역사적이고 의미 있는 모델을 복원하기 위해 현대 자동차는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작년에 복원을 완료하였습니다.

그래서 언제 출시될까?
국내외 매체와 대중의 반응은 분명히 뜨거웠습니다. 포니 쿠페가 조금 더 현대적으로 디자인을 수정하면, 아직 출시되지 않은 테슬라의 사이버트럭보다도 디자인적으로나 기본 성능적으로 우수한 차량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이전에 미흡하게 완성되어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던 비슷한 차량 DeLorean과는 달리, 현재는 전기차 기술이 충분히 발전했기 때문에 미래적인 외관에 어울리는 성능을 가진 차량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이를 보여주기 위해, 현대 자동차는 포니 쿠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수소 레이스카 테마의 'N 비전 74' 콘셉트카를 선보였습니다.
그리고 사진속의 'N 비전 74'콘셉트카는 목표 스펙 그대로 실제 주행이 가능합니다 (!!) 콘셉트카 특성상 막대한 제작비(약 20억원이 투입되었다 합니다)와, 사고시 수리의 어려움, 그리고 내구성에 대한 위험이 많았을텐데 현대자동차는 실제 주행까지 가능하게 만들었고 Top Gear를 포함 전세계 언론인들이 20억원에 달하는 콘셉트카의 실제 주행성능을 리뷰하는 진귀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포니 쿠페가 아직 실제로 양산되어 출시될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현대 자동차의 CCO(Chief Creative Officer), 루크 동커볼케는 포니 쿠페의 미래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장 김용화 부사장은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 5월 18일 언급하였고, 현대차 글로벌마케팅본부 지성원 전무 또한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롤링랩 목적으로 N비전 74를 설계를 시작할 때부터 양산 가능성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연초에는 뉘르부르크링에서 현대차 번호판을 단 A110S (미드엔진 스포츠카)가 목격되어 현대차가 미드쉽 스포츠카를 벤치마킹 중이라는 것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와 비슷한 시기에 Motor1이 현대 자동차 대변인을 통해 N 비전 74와 포니 쿠페의 양산계획이 없다는 정보를 확인하였습니다. 이는 아직 현대 내부에서 의견이 분분하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상용 디자인이라 생각되는 N 비전 74의 이미지가 인터넷을 통해 퍼져나가기도 했지만, 이는 팬이 만든 작품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냈습니다.
양산이 아직 결정되지 않아 아쉽긴 하지만 콘셉트카와 포니 쿠페 등의 차량들을 만날 방법은 있습니다. 포니 쿠페를 비롯한 역대 포니 모델들과 N 비전 74의 실제 콘셉트카가 8월 6일까지 서울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전시중인데 양산 차량에 대한 기대감과 아쉬움을 갖고 계신 분들께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