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4월 9일

무사고차의 정의는? 중고차 업계 은어 VS 진실

중고차 쇼핑을 할 때 가장 민감하게 보는 것 중 하나가 ‘사고 이력’입니다. 시장에서 중고차의 성능 혹은 상품가치 측면으로 보았을 때, 범퍼가 긁히던, 대파가 났던 일단 사고가 났으면 커다란 변수가 한 개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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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쇼핑을 할 때 가장 민감하게 보는 것 중 하나가 ‘사고 이력’입니다.

시장에서 중고차의 성능 혹은 상품가치 측면으로 보았을 때, 범퍼가 긁히던, 대파가 났던 일단 사고가 났으면 커다란 변수가 한 개 생깁니다.

잘 고쳐져서 상품가치에 지장이 없는가?

​즉, 사고가 한 번도 안 났던 차라면, 이 변수 자체가 없습니다. 고친 적이 없이 규격화된 공장에서 생산된 상태 그대로이기 때문이죠.

​반대로 사고가 난 경우, 하물며 범퍼와 범퍼커버만 교환했어도 범퍼의 색깔이 다른 부위의 색깔과 맞는지, 조립은 잘 되었는지 등 볼 곳이 많습니다.

사고가 크게 났던 경우 더욱 복잡해집니다. 주행안정성은 변화가 없는지, 얼라인먼트는 잘 나오는지, 휠 쪽에 충격이 갔는지, 사소한 부품까지 정품으로 써서 교환했는지 등등

점차 일반인의 영역을 벗어나 전문가도 면밀히 살펴봐야 정상적인 차인지 판별할 수 있는 경우도 수두룩합니다.

이렇게 자동차라는 물건은 사고이력이라는 것에 무척이나 민감한데 우리나라의 중고차 평가 시스템은 ‘사고 이력’에 대한 용어 체계가 전혀 직관적이지 못하고 언어에 혼선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사람들의 사고방식으로는 ‘무사고’는 응당 ‘사고가 나지 않은 차’여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법규에서부터 혼선을 유발하고 있습니다.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제120조 제1항에 따르면, 중고 차량 판매시 별지 82호 서식 ‘성능상태점검기록부’를 통해 중고차의 성능 및 상태를 고지하도록 되어있습니다.

그러나 이 서식 유의사항을 보면 쿼터패널, 루프패널, 사이드실패널의 절단을 제외한 판넬의 판금, 용접수리, 및 교환은 ‘사고’가 아니라 ‘단순수리’로 정의합니다.

​“별지 제82호서식 유의사항

4. 사고이력 인정은 사고로 자동차 주요 골격 부위의 판금, 용접수리 및 교환이 있는 경우로 한정합니다. 단, 쿼터패널, 루프패널, 사이드실패널 부위는 절단, 용접 시에만 사고로 표기합니다 (후드, 프론트펜더, 도어, 트렁크리드 등 외판 부위 및 범퍼에 대한 판금, 용접수리 및 교환은 단순수리로서 사고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중고차들의 사고 이력은 다음과 같이 분류됩니다.

  • 사고 안남 (소위 무빵무칠)
  • 완전무사고 (범퍼교체만 한 차)
  • 무사고 (탈부착가능 판넬 교체 [소위 ‘단순교환’] 혹은 용접가능판넬 / 탈부착가능판넬 판금 )
  • 유사고 (주요 골격부위 혹은 용접가능판넬 교체)

여기서 소위 ‘무사고’ 차량들을 판매하려는 사람들이 과연 적극적으로 손님들에게 차를 보여줄 때 ‘이 차는 무사고차라 표기는 되어 있었지만 사실은 사고가 안 난 건 아니고, 앞 왼쪽 휀더 교환이 있었고, 뒤 오른쪽 휀더도 판금이 있었습니다’라고 말을 할까요? 적극적으로 고지하면 할수록 판매자가 원하는 가격에 판매가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경우 ‘이 차 사고 있었나요?’ 라는 질문에 ‘무사고 차량입니다’로 얼버무리기 일쑤고, 나중에 성능점검기록부에서 교환을 가지고 손님이 따지면 ‘이런 건 원래 무사고로 친다, 손님이 잘못 아신 거다’라고 맞받아칩니다. 법적으로도 틀린 말을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구제도 어렵습니다.

​이렇게 법 부터가 은어를 만들어내고 있는 게 우리나라 중고차 업계의 현실입니다.

그럼 우리 소비자들은 이렇게 중고차 보고 사기가 어려운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희는 소비자 위주로 용어와 분류체계부터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향후 글에서 저희는 4 가지로 차량들을 분류하겠습니다.

  • 사고 없음 (무빵무칠)
  • 가벼운 접촉사고 (앞뒤범퍼 및 라이트류 교체)
  • 성능에 지장이 적은 사고 (현행 단순사고)
  • 성능에 지장이 큰 사고 (현행 유사고)

​이렇게 여러 유형의 차량들 중에 나에게 맞는 가성비 좋은 차를 고르는 방법은 어떠할까요? 여러 방법이 있습니다만 저희 캔다는 우선 다음의 방법을 추천합니다:

​변수를 줄이고 통제하라:

​우리는 판매자보다 차를 잘 모르기 때문에 철저히 변수를 계산하고 없애야 합니다. 특히나 사고이력에 대해선 철저히 대비해야 합니다. 조그마한 사고가 있었어도 그것은 분명 변수입니다. 특히나 사고수리가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는 차는 매우 조심해야 합니다.

​최고는 아예 사고이력이 없는 차

최고의 방법입니다. 변수가 0이니까요. 다만 사고이력이 없는 차를 찾으면서 판매자 말만 믿어선 안 되겠죠. 사고이력이 없는 차를 저희 캔다가 판단하는 법은:

  • 보험이력이 0원 (캔다 활용)
  • 수리이력이 없음 (캔다 활용)
  • 용도이력 없음–렌트카, 택시 등은 보험이력 활용 불가– (캔다 활용)
  • 성능점검지가 무결하며 특이점이 없음 (캔다 활용)
  • 도막측정기를 대어봤을 때 판넬부위의 도색 두께가 일정함
  • 앞뒤 범퍼와 바로 옆 판넬에 미세한 단차와 색상 차이도 빛을 대어봤을 때 없어야 함

​이 중 1,2는 굳이 차를 보러 가지 않고도 캔다와 같은 서비스로 이력과 정보무결성을

확인하시면 알 수 있습니다. 이후 3,4는 전문가 동행서비스 (카바조, 마이마부 등)을 이용하시거나, 근처에 필자와 같은 자동차에

​미친 전문가가 있으면 도와달라 하시면 됩니다. 1,2를 사용하셔서 완전히 사고가 없는 매물만을 꼭 걸러내어야 동행서비스로의 불필요한 금전 및 시간 지출을 줄일 수 있습니다.

​성능에 지장이 적은 사고(소위 무사고[단순수리])가 있다면 모든 수리이력이 투명히 문서화되어 있고, 가격에 반영이 되어있는 차

​차선책이며 거의 모든 좋은 구매가 여기에 해당됩니다. 변수가 0은 아니지만 좋은 가격에 0에 가깝게 만들 수는 있습니다. 필자인 제가 가장 좋아하는 유형이기도 합니다. 이 유형의 차들은 아래와 같이 판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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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허용 사고부위는 위 4 가지 부위와 앞 뒤 범퍼로 한정, 감가율은 사고이력이 없는 차 가격의 95%에 수리 부위별 위 표의 감가율을 적용
  2. 성능점검지가 무결하며 특이점이 없음 (캔다 활용)
  3. 보험이력과 수리이력, 성능점검기록부상 기록이 일치함 (캔다 활용)
  4. 용도이력 없음–렌트카, 택시 등은 보험이력 활용 불가– (캔다 활용)
  5. 보험이력 각 건별 금액과 대응하는 사고수리내역서 (주로 날짜로 맞춤) 금액이 10% 내외로 일치
  6. 수리 부위 단차와 도장 품질 감별 (전문가 동행 서비스, 지인 등 활용)
나머지는 전문가 수준의 지식이 없으면 과감히 통과

물론 성능에 지장을 주는 사고가 난 차도 경중이 다르고, 용도이력이 있는 차도 가끔씩 기사가 관리한 장기렌트카의 경우 저렴한 가격에 관리상태가 개인 차량 못지않게 좋은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통계적으로 보면 ‘아웃라이어’입니다.

지식이 부족한 일반인들에게 나머지 차량들을 보는 것은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과 같습니다. 저희는 독자님들이 변수 없이 좋은 차량을 합당하게 좋은 가격에 가져오길 바라므로 나머지 차량들은 추천하지 않겠습니다.

설명은 적게 필요할수록 좋다

좋은 차는 그렇게 긴 설명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사고가 났는데 별로 문제없다”

“보험이력이 많긴 한데 미수선처리해서 실제론 심각하지 않다”

“렌트카였긴 한데 사장님이 워낙 깐깐했다”

보다는 “사고가 없었다” 이 한마디가 훨씬 설득력이 있습니다.

“50대 사모님이 마실 다니기만 하면서 쓴 아주 상태가 좋은 차”

“전 주인 성격상 병적인 관리를 한 차”

보다 “정비기록이 모두 있음” 이 한 마디가 훨씬 강력합니다.

싼 가격을 대가로 전자와 같이 ‘설명이 필요한 차’를 사는 경우에는 항상

‘나도 팔 때 똑같은 설명을 입 아프게 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됩니다.

번외) 그래도 모험을 원하시는 분들께:

‘설명이 필요한 차’는 전문가 동행 하에 ‘성능에 지장이 적은 사고’만 있는 것이 확실할 때만, 동연식 동키로수 최저가에 고려할 것

‘설명이 필요한 차’는 싸게 사도 결국 나중에 차를 타다 팔텐데 시장은 위 차들을 세모눈으로 봅니다. 따라서 확실한 비용적 혜택을 입고 사는 것이 필요합니다.

실전 사례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F30 (2012~2018) BMW 3시리즈 웨건 14년식 10만 킬로

후드 교환, 앞휀다 좌우 교환 (삼박자)

트렁크리드 교환

(총 시세대비 13% 감가에 해당되는 사고, 사고부위 특성상 불안요인)

보험이력은 매우 적음 (상대차량이 조합보험으로 기록에 안 남음, 매우 불안요인)

사고당시 사진 보유 (안심요인)

사고 수리는 BMW 정식 센터에서 진행, 수리내역서 모두 보유 (매우 안심요인)

‘사연 있는 차’입니다.

​캔다와 같은 무결성 검증 시스템은 이 차량을 우선 ‘매우 불안한 차’로 판단합니다. 사고수리 내역이 완벽하지 않는 이상 ‘보러 가지도 말라’ 추천하는 차입니다.

​하물며 설명이 모두 맞아도 향후 팔 때 가격 감가와 더불어 ‘설명’을 하여야만 하고, 삼박자와 트렁크리드 사고 부위 모두 ‘성능에 지장 있는 사고’인 프론트 판넬 혹은 리어 판넬과 이어지는 부위입니다.

​그러나 이 경우 수리내역서와 수리 주체가 너무나 확실했고, 프론트 판넬과 리어 판넬과 같은 뼈대 부품이 전혀 손상이 없는 것 역시 물리적으로 확인되었으며, 무엇보다 가격이 딜러 매입가보다 살짝 높은, 동연식 동키로수 전국 최저가였단 것입니다. (시세대비 약 22% 감가)

​이 정도 되어야 나중에 팔 때 살짝 입이 아플 수 있더라도 메리트가 있는 것입니다. 향후에 살 사람 역시 동연식 동키로수 대비해서 최저가로 살 수 있으므로 ‘밑져야 본전’이고 보험 기록을 제외한 각종 기록들이 워낙 확실히 남아 있기 때문에 최저가에는 비교적 쉽게 팔릴 수 있는 것입니다.

저는 이런 모험을 가끔 하거나 차를 잘 아는 지인분들께 추천하긴 하지만 이 마저도 전문가의 지식 없이는 절대 시도하시지 않는 것이 좋다는 점 다시 강조드립니다. 그런 저마저도 ‘성능에 지장이 있는 사고’를 가진 차는 절대 고려하지 않는 점도 거듭 강조드립니다.